[정의]

충청남도 예산군 대흥군 동서리에 있는 청동기시대의 고분.

[개설]

동서리 유적은 1978년 마을 주민들이 사방공사를 위한 돌을 캐내던 중 우연히 발견되었다. 곧바로 유적 파악을 위한 조사가 시작되었으나 남아 있는 무덤구덩이[墓壙]의 부분적인 구조만 확인하는 데 그쳤다. 당시 동서리 유적 주변은 경사면보다 낮은 분구(墳丘)의 형태였다.

[위치]

동서리 유적은 예산군 대흥면 소재지인 동서리에 있다. 예당저수지 서쪽으로 이어진 봉수산[484m] 능선상에 있다.

[발굴 조사 경위 및 결과]

동서리 유적은 다른 유적에 비해 지대가 높은 산중턱에 있으며, 사방공사에 필요한 돌을 얻기 위해 출토 지점에서 수북히 쌓인 돌무더기를 들어내던 중 주민들이 발견하였다. 정식 조사는 1978년 국립부여박물관이 진행하였다.

[형태]

동서리 유적은 발견 당시 유적 대부분이 이미 파괴된 후였으므로 자세한 사항을 파악하기는 불가능하였다. 발견 당시 목격자들에 의하면 20~30㎝ 정도 크기의 활석으로 된 밑바닥 지름 2척[약 60㎝] 정도의 적석부(積石部)가 있었으며 적석부 아래는 30㎝ 정도 두께의 고운 토층과 토층 아래는 판석으로 된 직사각형 석관이 있었다고 한다. 석관의 판석을 들추던 중 유물이 수습되었고 재조사가 이루어 졌을 때 유물들은 원래 자리에서 모두 이탈된 상태였다. 돌널무덤은 뚜껑돌은 보이지 않고 적석부만 남아 있었으며 보고자에 의해 목관과 목곽이 있었다고 추정되었다.

무덤구덩이의 장축은 정확히 동서로 있었고 규모는 가로 180㎝, 세로 90㎝, 높이 60㎝ 가량이었다. 벽석재는 30~40㎝의 네모난 모양에 두께 5~8㎝ 정도의 표면이 고른 활판석이었고 무덤구덩이의 벽과 바닥에는 회백색 모래흙이 있었다고 한다. 석관의 동쪽에 축을 동서로 하여 남북으로 나란히 동검군이 늘어서 있었고 나머지 유물은 거의 석곽의 서쪽에서 수습되었다고 한다.

[출토 유물]

동서리 유적은 출토 유물 대부분이 주민들에 의해 수거되어 정확한 출토 상태는 알려져 있지 않다. 수습 조사에서 장신구라고 추정되는 대롱옥[관옥(管玉)]과 소옥류(小玉類)가 무덤구덩이의 서쪽에서 수습되었으므로, 피장자의 머리 방향은 서침(西枕)일 가능성이 있다. 돌널무덤에서 출토된 청동유물은 동검(銅劍) 9개체분, 대쪽모양동기[검파형동기(劍把形銅器)] 3점, 나팔형동기(喇叭形銅器) 2점, 구리거울[銅鏡] 5개체분, 뚜껑모양동기[원개형동기(圓蓋形銅器)] 1점 등이다. 대쪽모양동기 3점은 길이 24.5㎝, 나팔형동기 2점은 전체 길이 26㎝로, 원뿔대 혹은 깔대기 모양에 가운데가 빈 긴 원통 모양의 기둥이 부착되어 전체 모양이 촛대형인 이형동기이다. 구리거울은 거친무늬거울[조문경(粗文鏡)] 2면과 함께 소문경(素文鏡), 잔무늬거울[세문경(細文鏡)], 동심원문경(同心圓文鏡)이 각 1면씩 출토되었는데, 거친무늬거울 1점과 소문경 1점은 거의 완형이다. 벽옥제(碧玉製)의 대롱옥 100여 점과 천하석제(天河石製)의 둥근 소옥(小玉) 20여 점, 삼각형의 간돌화살촉[마제석촉(磨製石鏃] 7점, 검은간토기 목긴항아리[흑도장경호(黑陶長頸壺)]와 점토대토기(粘土帶土器) 각 1점이 출토되었다. 검은간토기는 높이 25.5㎝ 정도이다.

[의의와 평가]

동서리 유적은 우리나라 한국식 동검 문화 초기 유적으로 요령식 동검 문화의 수용과 관련하여 매우 중요한 의의를 지니고 있다. 또한 충청도 지역의 괴정동, 남성리 유적 등의 돌무지돌덧널무덤들과 함께 한국식 동검 문화의 성립에 대한 실마리를 풀 수 있는 대표적인 유적의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