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0021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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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盤谷里- |
영어의미역 | Horse's Grave in Bangok-ri |
이칭/별칭 | 「반곡리 말무덤 설화」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충청남도 논산시 양촌면 반곡리 |
시대 | 조선/조선 |
집필자 | 박종익 |
[정의]
충청남도 논산시 양촌면 반곡리에서 말무덤과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채록/수집상황]
1981년에 논산문화원에서 출간한 『놀뫼의 전설』에 수록되어 있다.
[내용]
조선 중기 때의 일이다. 충청남도 논산시 양촌면 반곡리에 권 판서가 살았다. 그의 집에는 힘이 장사이면서 일 잘하는 비복(종) 한 명이 있었다. 비복은 꾀를 부릴지도 모르고 주인이 시키는 일이라면 그저 묵묵히 해치웠다. 그는 주인의 말이라면 무조건 순종했고 모든 일을 자기가 알아서 척척 해 나갔다. 그는 한 사람이 며칠을 두고 할 일을 혼자서 몇 시간 만에 다 해치웠다. 그래서 사람들은 권 판서네 집의 업이라고 부러워들 했다.
어느 날 권 판서가 비복을 불러 “너는 지금 한양에 다녀와야겠다. 먼 길이니 조심해서 다녀오도록 하여라” 하고 심부름을 보냈다. 비복은 곧장 한양으로 떠났다. 그런데 몇 시간 지나지 않아 비복이 나타났다. “영감마님. 심부름을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이에 권 판서는 깜짝 놀라 “어찌하여 한양에 가지 않고 다시 돌아왔느냐?” 하며 호통을 쳤다. 그러자 비복은 한양에 가서 시킨 일을 잘 전달하고 오는 길이라고 말했다. 권 판서는 단 몇 시간 만에 한양 심부름을 마치고 돌아온 비복을 의심하였다. 그리고 비복의 겨드랑이 사이에 난 날개를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하루는 권 판서가 비복을 불러 취하도록 술을 먹였다. 비복이 술에 취해 잠이 들자 권 판서는 그의 겨드랑이에 난 날개를 잘라 버렸다. 비복은 날개가 잘리자마자 바로 죽고 말았다. 놀란 권 판서는 죽은 비복을 인근 야산에 묻어 주었다. 그리고 3일 후, 하늘에서 천마(天馬) 한 필이 내려와 비복의 묘 앞에 무릎을 꿇고 있더니 그 자리에서 즉사하고 말았다. 권 판서는 천마 역시 그곳에 묻어 주었다. 그 뒤로 사람들은 이 천마가 묻힌 무덤을 말무덤이라 불렀다고 한다.
[모티프 분석]
「반곡리 말무덤」의 주요 모티프는 ‘날개 잘린 비복(장수)의 죽음’과 ‘천마의 죽음’이다. 이 전설에는 장수의 좌절이 주요 소재가 되었다. 그리고 장수의 좌절이 날개로부터 연유함도 볼 수 있다. 이처럼 날개 달린 인물의 출현은 우리나라 전역에서 발견된다. ‘아기장수 전설’로 알려진 이야기 속에는 으레 날개 달린 아기가 태어나며, 날개의 상징성으로 인해 죽음을 맞이하는 내용 구조를 취한다.
요컨대 날개는 영웅을 뜻하고, 영웅은 반역을 꾀한다는 해석에 의해 아기가 살해당한다. 이런 유형의 전설에서는 하늘이 내려 준 장수와 천마는 하나의 짝이 된다. 장수가 나면 관습적으로 천마가 뒤따라 내려오며, 「반곡리 말무덤」에서처럼 공동 운명체로서의 죽음을 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