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0021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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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충청남도 논산시 양촌면 석서리 |
집필자 | 박종익 |
[정의]
충청남도 논산시 양촌면 석서리에서 여우와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채록/수집상황]
1992년 논산군에서 출간한 『내 고장 으뜸가꾸기 마을이야기 모음』6-양촌에 수록되어 있다.
[내용]
옛날 충청남도 논산시 양촌면 석서리에 어려서부터 칼 쓰기와 활쏘기를 좋아하는 김석간이 살고 있었다. 그는 점점 자라면서 백토산에 올라 사냥을 하기 시작하였다.
어느 날이었다. 그날도 백토산에 미리 쳐 놓았던 덧을 살피고 있는데 반달곰 새끼 한 마리가 걸려 있었다. 그는 ‘새끼가 있으면 어미도 있겠지’라고 생각하고는 곰 발자국을 따라 이틀 밤낮을 걸었다.
그리하여 이름 모를 어느 산에 도착하였는데 그곳에 동굴이 하나 있었다. 동굴 속에 들어간 그는 깜짝 놀랐다. 동굴 속의 세상은 이 세상과는 전혀 다른, 생전 처음 보는 세상이었다. 사시사철이 한데 어울려 있었으며, 어마어마하게 큰 집도 한 채 있었다. 그 집에 한 처녀가 있었는데 어찌나 예쁘고 아름다운지 김석간은 한눈에 반해 버렸다. 그리하여 김석간과 처녀는 정을 통하게 되었다.
그 후 김석간은 또 사냥을 하기 시작하였다. 여우 한 마리를 발견한 그는 활시위를 힘껏 당겼다. 화살에 맞아 쓰러진 여우 쪽으로 다가가니 여우는 김석간에게 “원수를 갚겠다. 원수를 갚겠다.”면서 죽었다. 세월이 지나 김석간은 예전에 처녀와 정을 통한 굴속으로 가 보았다. 그런데 뒤늦게 그 굴이 여우 굴이었음을 알고 깜짝 놀랐다.
거기에는 한 어린 아기가 있었는데, 그 아기는 여우가 낳은 아이로 자기의 자식이 틀림없었다. 그는 아기를 데리고 집으로 와서 키웠다. 그 아이가 아홉 살이 되던 해에 김석간은 죽었다. 그리고 그 아이는 용이 되어 옛날의 여우 굴속으로 돌아갔다. 여우 굴로 간 용은 매일 한 명의 처녀를 잡아다가 먹잇감으로 삼았다. 이렇게 하여 그 마을에 처녀가 한 명도 남지 않자 용은 한 마리의 황새가 되어 날아다녔다고 한다.
[모티프 분석]
「사냥꾼과 여우」의 주요 모티프는 ‘여우와 정을 통한 김석간’과 ‘복수를 한 아이(용)’이다. 이 이야기는 채록된 자체만으로 볼 때 원전이 상당 부분 훼손된 것으로 추정된다. 사냥꾼이 정을 나눈 여우를 죽게 한 대목이나 용의 처녀 살해, 황새로의 변신 등에 관한 면면들이 타당한 논리를 가지고 있지 않다. 단지 이야기 중 몇몇 대목을 연결해 놓은 것 같은 인상이 풍긴다. 그런 가운데에서 이 작품의 모티프를 찾는다면 사람과 여우가 통정하였다고 하는 이물교구(異物交媾)를 꼽을 수 있다. 그 외에 변신이나 복수와 같은 요소를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