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002213 |
---|---|
영어의미역 | Sureumbawi Rock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충청남도 논산시 취암동 |
집필자 | 박종익 |
[정의]
충청남도 논산시 취암동에서 수름바위와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채록/수집상황]
1981년에 논산문화원에서 출간한 『놀뫼의 전설』에 수록되어 있다.
[내용]
옛날에 현재의 충청남도 논산시 취암동에 성격이 괴팍한 부자가 살았다. 마을 사람 대부분은 부자의 땅을 빌려 농사를 지어먹고 살아갔다. 부자는 흉년이 들어 소작료를 조금이라도 늦게 내는 사람이 있으면 잡아다가 볼기를 치고 땅까지 빼앗았다. 그런데 이 마을의 샘은 부자의 마당에 있는 것 하나뿐이어서 싫든 좋든 어쩔 수 없이 부자의 집을 드나들어야 했다.
샘을 가진 부자는 더욱 기세가 등등하여 시도 때도 없이 행패를 부렸다. 어느 때는 물을 길러 간 마을 아녀자들을 붙잡아 희롱하거나 심지어 볼기를 치는 일도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땅 한 평이라도 부쳐 먹고 물 한 바가지 얻어먹으려면 부자의 비위를 맞추며 살아갈 수밖에 없었다.
어느 날 이 마을에 노승이 나타났다. 노승은 시주를 하러 나온 아낙에게 “마을 사람들 얼굴에 근심이 가득한데 무슨 이유가 있소?” 하고 물었다. 그러자 아낙은 “부자의 행패 때문에 도저히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조상 대대로 살아온 이 마을을 떠날 수도 없는 노릇이니 어찌하면 좋단 말입니까.” 하며 하소연하였다. 아낙의 말을 들은 노승은 부자의 집을 찾아가 만나기를 청하였다. 그리고는 “저 독수리 바위에 누각(樓閣)을 지으면 지금보다도 훨씬 큰 부자가 될 것이오.”라고 말한 뒤 홀연히 떠나갔다.
부자는 노승이 떠나자마자 싱글벙글하며 독수리 바위 위에 누각을 짓고 매일 그곳 경관을 즐기면서 주색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누각만 지으면 더 큰 부자가 된다는 노승의 말만 믿고 흥청망청 먹고 마시고 놀았다. 그러자 걷잡을 수 없이 재산이 줄어들어 3년 후 부자는 자연스럽게 망해 버렸다. 지금도 이 마을을 에워싼 산줄기에 정자를 지었다는 수름바위가 있다. 본디 수리바위라 하였는데 언제부터인가 수름바위라 불리게 되었다. 영험한 바위로 알려져 마을 사람들은 이 바위 앞에 제물을 차려 놓고 소원을 빌기도 한다고 전한다.
[모티프 분석]
「수름바위」의 주요 모티프는 ‘노승의 예언’과 ‘과욕이 부른 화’이다. 횡포를 일삼는 부자가 노승의 예언에 따라 독수리 바위 위에 누각을 지었더니 망해 버렸다는 일종의 부자횡포담이며, 수름바위라는 지명의 유래를 담고 있는 지명유래담이다. 이 전설에서는 부자의 민중 학대와 과욕이 나타나 있다. 주위 사람과 더불어 살려 하지 않고 착취를 일삼는 부자가 과욕을 부려 더 큰 재물을 모으려 하고 주색에 빠지는 일그러진 삶의 양태가 덧붙는다. 과욕은 결국 몰락을 부른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