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6000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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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濟州語言語地圖-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언어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
지역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강영봉 |
[개설]
‘언어 지도’란 어떤 언어 현상의 여러 방언형의 지리적 분포를 나타내 주는 지도를 말하는 것이니, 제주 언어 지도란 여러 제주어형을 지도에 표시한 것을 말한다.
제주 언어 지도는 1972년 현용준의 「제주도 방언의 잠자리[청령] 이름 고」에 처음 소개되었다. 그는 ‘잠자리’ 한 어휘를 가지고 전도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지도에 표시하고, 그 결과 ‘잠자리’는 한라산을 중심으로 동서로 구획하고 있는 어휘임을 밝혔다.
성낙수는 「방언지도」에서 69개 어휘를 대상으로 제주도 언어 지도를 그리고, ‘남북 간의 차이보다는 동서 간의 차이가 월등이 높다’는 결론을 얻었다.
한편, 김순자는 「제주도 방언의 언어지리학적 연구」에서 155장의 언어 지도를 작성하였는데, 1차 동서로 구획되고 이 동서 구획은 다시 남북으로 나뉜다는 결론을 얻었다. 결과 제주도 동북방언[조천, 구좌, 우도], 제주도 서북 방언[제주시, 애월, 한림, 한경], 제주도 동남방언[성산, 표선, 남원, 서귀포], 제주도 서남 방언[중문, 안덕, 대정]으로 구획하였다. 이 언어 지도는 고려 시대 행정 체제인 동도현[조천, 구좌, 성산, 표선, 남원, 서귀]과 서도현[제주시, 애월, 한림, 한경, 대정, 안덕, 중문], 조선 시대 제주, 대정, 정의 등 3현 분립의 행정 체제와 일치하고 있다.
[언어 지도 작성 절차]
언어 지도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절차를 거쳐야 한다.
① 질문지 작성
② 제보자 선정
③ 조사 지점 선정
④ 현지 조사
⑤ 자료 정리
⑥ 언어 지도 작성과 방언 구획
1. 질문지 작성
질문지 작성이란 조사 목적에 따라 조사해야 할 항목을 정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는 언어 지도에 대하여 대강을 알아보기 위한 것이며, ‘대님, 도마뱀, 마갇이, 망사리, 매듭단추, 문어, 섬마, 앙감질, 콩나물, 톳, 화승’ 등 11개 어휘를 조사 항목으로 정하였다.
2. 제보자 선정
제보자 선정은 신체적 조건과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하여 좋은 제보자를 선정하는 것을 말한다. 언어 지도 작성은 전통 방언학의 본령이기 때문에 제보자 선정은 판정 추출해야 하는데, 대강 그 기준은 남성, 70대 이상, 무학, 토박이 등의 조건이 고려되어야 한다. 나아가 치아 상태, 청력, 기억력, 말하기를 좋아하는 성격 등을 참고하여 선정하면 된다.
3. 조사 지점 선정
조사 지점 선정은 언어 자료를 수집할 지점을 말한다. 만일 한국 전체를 대상으로 하여 언어 자료를 조사한다면 조사 지점은 군을 단위로 조사해야 하는데, 여기서는 제주도 언어 지도 작성을 목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각 읍면이 조사 지점이 된다.
곧 행정시인 서귀포시에서는 서귀포시를 비롯하여 동부의 남원읍, 표선면, 성산읍, 서부의 중문면, 안덕면, 대정읍이 조사 지점이 된다. 제주시에서는 제주시를 비롯하여 동부의 조천읍, 구좌읍, 우도면, 서부의 애월읍, 한림읍, 한경면 등 7개 읍면이 된다.
4. 현지 조사
현지 조사는 조사 지점에 따라 선정된 제보자에게 준비된 질문지 내용을 묻고 그 결과를 채록하는 것을 말한다. 가급적 균질의 자료를 얻기 위하여 표준 질문지를 사용해야 하며, 첫 번째 응답을 채택하는 것이 좋다. 첫 번째 응답이 제보자의 무의식이 반영된 언어 자료이기 때문이다.
현지 조사는 질문지에 따라 선정된 조사 지점 모두를 조사해야 하는데, 여기서는 각 읍면 14곳이 된다.
5. 자료 정리
자료 정리는 질문지에 따라 14곳에서 조사된 방언 자료를 정리하여 지도에 표시하는 것까지를 말한다.
조사된 방언형을 지도에 표시할 때는 방언형을 그대로 표시하거나, 아니며 아래 언어 지도처럼 ‘범례’를 제시하여 몇 개의 도안으로 표시할 수도 있다. 도안으로 표시하는 것이 서로 다름을 확인하는 데 용이하다.
이렇게 지도에 조사된 방언형을 표기하거나 범례에 따른 도안을 표시하고 나면 몇 개의 공통 사항과 더불어 상이 사항 또한 발견하게 된다. 이들은 음운·형태 등의 차이에서 비롯하며 시대 또는 지역이 다름으로 인해서 나타나는 변이형들이다.
6. 언어 지도 작성과 방언 구획
언어 지도에 나타나는 방언형들은 서로 상이함은 행정 구역을 가르는 읍면 경계에 의하여 구분된다. 이 구분되는 선을 ‘등어선’이라 하는데, 이 등어선이 가장 많이 겹치는 곳이 방언 구획선이 된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서귀포시 지역에서는 서귀포시와 중문면 사이가, 제주시 지역에서는 제주시와 조천읍 사이가 가장 굵은 등어선이 된다. 이 등어선은 고려 시대 제주도를 나누었던 동도현과 서도현의 영역과 일치한다.
다른 하나는 한라산 남쪽과 북쪽을 가르는 등어선이다. 이 등어선은 조선 시대 때 제주도를 삼현으로 나눈 행정 체제와도 일치한다.
그 결과 제주도 동북방언[조천, 구좌, 우도], 제주도 서북방언[제주시, 애월, 한림, 한경], 제주도 동남방언[성산, 표선, 남원, 서귀포], 제주도 서남방언[중문, 안덕, 대정]으로 구획된다.
[그림 1] 행정구역도
[그림 1-1] 동서도현도[고려 시대]
[그림 1-2] 제주삼읍도[조선 시대]
[그림 1-3] 방언구획
[언어 지도의 실제 ]
최근 김순자의 연구 결과에 따라 언어 지도를 그려보기로 하자.
1. 대님
‘대님’은 한복에서 남자들이 바지를 입은 뒤에 그 가랑이 끝 쪽을 접어서 발목을 졸라매는 끈을 말하는데, 그 방언현은 ‘다님, 다림, 다름, 대림, 독다림’ 등으로 나타난다. 이 방언형은 ‘다님’형과 ‘다림’[다름, 대림]형으로 나누어지는데, ‘다님’형은 제주시 동부와 서귀포시 동부에 분포하는 반면, ‘다림’형은 제주시 서부와 서귀포시 서부에서 조사되었다. 제주도 동부에 나타나는 ‘다님’ 형이 한경면, 중문면에서도 조사되었으며, ‘무릎’의 방언형인 ‘독’과 합성된 ‘독다림’은 가파도에서 조사되었다.
‘대님’의 방언형인 ‘다님’형과 ‘다림’형의 분포는 고려 시대 제주도를 동서현으로 나누었던 행정 체제와 일치한다.
[그림 2] 대님
2. 도마뱀
‘도마뱀’은 도마뱀과의 동물을 말하는데, 이에 대한 방언형은 ‘독다귀, 독다구리, 독달기, 장쿨레비, 장칼레비, 장레비’ 등으로 나타난다.
이들은 ‘독다귀’ 계열과 ‘장쿨레비’ 계열로 나눌 수 있는데, ‘독다귀’ 계열은 제주시 서부와 서귀포시 서부에 분포하는 반면, ‘장쿨레비’ 계열은 제주시 동부와 서귀포시 동부에 나타난다.
제주도 동부 지역에 나타는 ‘장쿨레비’ 계열도 남북으로 나뉘어 분포한다. 곧 ‘장쿨레비’는 남쪽에, ‘장칼레비’는 북쪽에 분포하여 남북으로 차이가 드러나기도 한다.
[그림 3] 도마뱀
3. 마갇이
‘마갇이’는 ‘장마가 끝난 다음에 짓는 농사, 특히 조 농사’를 말하는데, 이에 대한 방언형은 ‘‘마갇이, 마갣이, 마걷이’로 나타난다.
‘마[霖]+갇-+-이’형은 한라산 북쪽 지역인 제주시 지역에 분포하며, ‘마[霖]+걷-+-이’ 형은 한라산 남쪽 지역인 서귀포시 지역에 분포한다. ‘마갇이’가 ‘ㅣ’모음 역행동화를 일으킨 ‘마갣이’가 구좌읍에 나타나며 행정 구역상 제주시에 속하는 우도면에서는 산남형인 ‘마걷이’가 조사되었다.
이 ‘마갇이’는 한라산 북쪽과 한라산 남쪽을 가르는 대표적인 등어선이다.
[그림 4] 마갇이
4. 망사리
‘망사리’는 ‘잠녀가 채취한 해산물 따위를 담아 두는 그물 자루’를 말한다. 이에 대한 방언형은 ‘망사리, 망시리’ 두 어형로 조사되었는데, ‘망사리’는 제주시 동부 지역인 조천읍, 구좌읍, 우도면과 서귀포시 동부 지역인 성산읍, 표선면, 남원읍에서 조사되었으며, 그 나머지 지역에서는 ‘망시리’가 조사되었다. 이 ‘망사리’는 동서를 가르는 등어선이다.
‘망사리’는 그 재료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다르다. 곧 짚으로 만들었으면 ‘찍망사리[찍망시리]’, ‘미’[새품이 피기 전에 그것을 감싸고 있는 껍질]로 만들었으면 ‘미망사리[미망시리]’, 나일론 끈으로 만들었으면 ‘나일론망사리[나일론망시리]’라 부른다. ‘망사리[망시리]’에서 ‘망’은 한자어 ‘網’으로, ‘그물’의 뜻을 지닌다.
[그림 5] 망사리
5. 매듭단추
‘매듭단추’는 ‘기다란 헝겊 따위로 매듭을 지어서 만들어 한복 등에 다는 단추’를 말하는데, 이에 대한 방언형은 ‘벌작, 작단추, 인단추, 마기, 매기, 속곳궤, 속곳작’ 등으로 나타난다.
‘벌작’은 제주시를 비롯하여 조천읍, 구좌읍, 우도면, 성산읍, 표선면, 남원읍 등지에서 나타나며, ‘마기’와 ‘매기’는 서부 지역인 한림읍, 한경면, 안덕면에 분포하며, ‘작단추’와 ‘인단추’는 중앙인 제주시와 조천읍, 애월읍, 서귀포, 중문면, 대정읍에 나타난다. 한편 특이 어형인 ‘속곳궤’와 ‘속곳작’은 가파도에서 조사되었다.
이 ‘매듭단추’는 제주도를 3분하여 동부, 중부, 서부로 나누는 등어선이다.
한편 ‘마기’는 중세 문헌에 나타나는 어형이다.
[그림 6] 매듭단추
6. 문어
‘문어’는 발 여덟 개를 갖고 있는 연체 동물로, 이에 대한 방언형은 ‘뭉게, 물꾸럭, 무꾸럭’ 등으로 나타난다.
‘뭉게’는 동부 지역인 조천읍, 구좌읍, 우도면, 성산읍, 표선면, 남원읍에 분포하며, ‘물꾸럭’은 제주시와 서부 지역인 애월읍, 한림읍, 한경면, 서남 지역인 대정읍, 안덕면, 중문면, 서귀포에서 나타난다. ‘물꾸럭’에서 ‘ㄹ’이 탈락한 ‘무꾸럭’은 서북 지역인 한림읍과 한경면에 분포한다.
이 ‘문어’도 동서로 나누는 전형적인 등어선이다.
[그림 7] 문어
7. 섬마
‘섬마’는 ‘어린아이가 따로 서는 법을 익힐 때, 어른이 붙들었던 손을 떼면서 내는 소리’를 말하는데, 이 방언형으로 ‘섬마, 섬메, 섬베, 선메, 선달, 선데’ 등이 조사되었다.
이 방언형들은 ‘섬마’ 계열[섬마, 섬메, 선메, 섬베]과 ‘선달’ 계열[선달, 선데]로 나뉜다. ‘섬마’ 계열은 우도면을 제외한 한라산 북쪽 지역에 분포하며, ‘선달’ 계열은 우도면을 포함하여 한라산 남쪽 지역에 나타난다.
애월읍에는 한라산 남쪽 지역에 나타나는 ‘선데’가 조사되었다. 한편 ‘섬베’라는 특이형은 안덕면에서 조사되었는데, 이들 방언형은 ‘섬마섬마, 섬메섬메, 섬베섬베, 선메선메, 선달선달, 선데선데’ 등 첩어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 ‘섬마’는 한라산을 중심으로 하여 제주도를 남북으로 가르는 등어선이다.
[그림 8] 섬마
8. 앙감질
‘앙감질’은 ‘한 발은 들고 한 발로만 뛰는 행동’을 말하는데, 이에 대한 방언형으로 ‘청게, 청에, 정게, 정게고개, 정기’ 등이 조사되었다. 이 방언형들은 ‘청게’ 계열[청게, 청에]과 ‘정게’ 계열[정게, 정게고개, 정기]로 구분할 수 있다.
‘청게’ 계열은 서부 지역인 애월읍, 한림읍, 한경면과 대정읍, 안덕면, 중문면, 그리고 우도면에서 조사되었다. 한편 ‘정게’ 계열은 제주시를 비롯하여 동부 지역인 조천읍, 구좌읍, 성산읍, 표선면, 남원읍과 서귀포에 분포한다.
이 ‘앙감질’은 제주도를 동서로 나누는 등어선을 이룬다.
[그림 9] 앙감질
9. 콩나물
‘콩나물’은 ‘콩을 물이 잘 빠지는 시루 따위의 그릇에 담아 그늘에 두어 물을 주며 자라게 한 나물’을 말하는데, 그 방언형으로 ‘콩지름, 콩질름, 콩주름, 콩, 콩물’ 등이 조사되었다. 이 방언형은 ‘콩지름’ 계열[콩지름, 콩질름]과 ‘콩주름’, 그리고 ‘콩’ 계열[콩, 콩물] 등 셋으로 구분된다.
‘콩지름’ 계열은 우도면을 포함하여 한라산 남쪽 지역에 분포하며, ‘콩주름’은 한라산 북쪽 지역에 나타난다. 한편 ‘콩’ 계열은 제주시를 비롯하여 구좌읍, 우도면, 성산읍, 대정읍, 한경면, 한림읍 등에서 조사되었다.
이 ‘콩나물’은 제주도를 한라산을 중심으로 하여 남북으로 가르는 전형적인 등어선이다.
[그림 10] 콩나물
10. 톳
‘톳’은 ‘갈조류 모자반과의 해초’를 말하는데, 방언형으로 ‘톨’과 ‘톳’이 조사되었다.
‘톨’은 조천읍을 비롯하여 그 동쪽 지역인 구좌읍, 우도면과 한라산 남쪽 지역에서는 서귀포를 비롯하여 동부 지역인 표선읍, 성산읍에 분포한다. 한편 표준어와 같은 ‘톳’은 제주시를 비롯하여 서부 지역인 애월읍, 한림읍, 한경면, 대정읍, 안덕면, 중문면 등에서 조사되었다. 남원에서는 ‘톨’과 더불어 ‘톳’도 함께 조사되었다.
이 ‘톳’은 제주도를 동서로 나누는 전형적인 등어선이다.
[그림 11] 톳
11. 화승
‘화승’은 ‘불을 붙이는 데 쓰는 노끈’을 말하는데, 이에 대한 방언형으로 ‘화심, 홰심, 화승, 화슴, 불찍, 미심’ 등이 조사되었다. 이 방언형들은 ‘화승’ 계열[화승, 화슴], ‘화심’ 계열[화심, 홰심], ‘불찍’, 그리고 ‘미심’ 등 넷으로 구분된다.
‘화승’ 계열은 한라산 남쪽에 나타나며, ‘화심’ 계열은 한라산 북쪽에서 조사되었다. ‘미심’은 애월읍에서 조사되었는데, 그 재료가 새품으로 심지를 만들었기 때문에 붙은 명칭이며, ‘불찍’은 한림읍에서 조사되었는데 이 방언형은 ‘부싯깃’의 뜻을 지닌다.
이 ‘화승’도 제주도를 한라산을 중심으로 하여 남북으로 나누는 전형적인 등어선이다.
[그림 12] 화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