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데이터
항목 ID GC06601495
한자 吉兆語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언어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충청남도 예산군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이명재

[정의]

충청남도 예산 지역에서 미래에 다가올 긍정적 조짐을 관습적으로 표현하는 말.

[개설]

예산 지역에서 쓰는 길조어는 오랜 전통과 관습에서 생성된 민속 언어이며 예산 지역의 전통적인 생활·문화·사상을 담아낸 언어이다. ‘첫날밤에 눈이 오면 길하다.’처럼 ‘~하면 ~하다’의 형식으로 이루어져 근거나 조건을 바탕으로 미래의 상황을 예언하며, 대략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는 미래에 일어날 일을 알려 주는 유형이다. 이 유형에는 ‘가물 때 개구리가 자주 울면 비가 온다. / 고추가 많이 열리면 다른 작물도 풍작이 된다. / 입춘 때 보리 뿌리가 길면 풍년이 든다.’와 같이 수많은 경험에서 나온 지혜를 비롯하여 ‘뱀의 껍질[허물]을 몸에 감고 가면 시험을 잘 본다. / 밤똥 싸는 사람은 닭에게 절하면 고쳐진다.’처럼 과학적인 근거가 없는 속설도 많다.

둘째는 미래에 다가올 긍정적인 일의 조짐을 통해 소원 성취를 기대하는 유형이다. 집안의 평안과 번영, 질병을 피하고 건강을 도모하는 것, 장수에 이르는 조짐을 나타내는 말들이 이에 해당한다. 이는 예기적인 성격을 지니는데, 단순히 어떠한 조짐을 표현하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일이 일어나기를 기대하는 민중의 소망을 그려낸다. ‘꿈속에 큰 물고기가 품에 들면 훌륭한 아이를 낳는다. / 꿈에 거울을 보면 좋은 아내를 얻는다.’처럼 훌륭한 아들이나 좋은 아내를 얻어 집안이 흥하게 되는 일은 민중이 지극히 소망하는 바이다. 이처럼 길조어에는 죽음과 질병, 공포와 불안으로부터 멀어지고, 행운이 다가오기를 기대하는 민중의 소망을 담고 있다.

셋째는 개인과 사회에 바람직한 행위를 권장하는 유형이다. 흔히 ‘꿈에 나무를 심으면 대길 창성한다. / 겉옷에서 이를 잡으면 재수가 좋다.’의 형식으로 표현된다. 나무 심기와 이 잡기는 생활과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들이다. 이를 통해 그렇게 하기를 우회적으로 권장하여 바람직한 삶을 이끌어가는 것이다.

넷째는 부정적이고 기피하고 싶은 것을 긍정적으로 드러내는 유형이다. ‘머리가 크면 장군 된다. / 입이 크면 먹을 복이 많다. / 코가 뾰족하면 재주가 많다.’ 따위가 그것인데, 보기 싫은 면을 긍정함으로써 심리적 안정을 꾀하는 유형이다.

[채록/현황]

1987년 『예산군지』가 발간되면서부터 지역에 전해 오는 구비전승의 민속 언어가 채록되었다. 2000년대에 들어서 예산군 11개 읍면의 역사와 문화를 정리한 읍지와 면지가 간행되면서 속담, 금기어, 수수께끼 따위가 상당수 채록되었지만, 길조어는 따로 정리된 바가 없다. 다만 2001년에 간행된 『예산군지』와 2006년에 발간된 『고덕면지』, 2009년에 발간된 『오가면지』에 일부 채록된 것이 있다.

[예시]

2001년에 간행된 『예산군지』와 2006년에 발간된 『고덕면지』, 2009년에 발간된 『오가면지』채록된 길조어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가물 때 개구리가 자주 울면 비가 온다. 고추가 많이 열리면 다른 작물도 풍작이 된다. 귀가 크면 오래 산다[명이 길다]. 꿈에 큰 고기가 품에 안기면 훌륭한 아들을 낳는다. 날파리가 들끓으면 비가 온다. 길 가다가 돈을 주우면 재수가 있다. 길 가다가 소똥을 밟으면 재수가 좋다. 꿈에 거울을 얻으면 좋은 아내를 얻는다. 꿈에 나무를 심으면 대길 창성한다. 돈벌레[그리마]가 들어오면 돈이 생긴다. 동짓날 눈이 많이 오면 다음 해 6월에 비가 많아 농사가 잘된다. 머리가 크면 장군이 된다. 밤똥 싸는 사람은 닭에게 절하면 고쳐진다. 밥숟갈이 커야[밥은 크게 떠먹어야] 부자가 된다. 뱀의 껍질[허물]을 감고 가면 시험을 잘 본다. 불난 자리에 집을 지으면 재산이 는다. 생리하는 여자가 남자 앞을 가로지르면 재수가 좋다. 시집갈 때 요강에 떡이나 호박을 넣어 가면 잘 산다. 아이를 낳은 뒤 돈이 들어오면 좋다. 아침에 거미가 내려오면 손님이 온다. 아침에 거미가 내려오면 좋은 일이 생긴다. 용이 품에 들면 훌륭한 아들을 낳는다. 이름을 안 좋게 지으면 명이 길다. 입춘 때 보리 뿌리가 길면 풍년이 든다. 잠이 들 때 가슴에 손을 얹고 자면 좋다. 제삿밥을 먹으면 겁이 없어진다. 좀생이별이 달 뒤로 가면 풍년이 든다. 첫날밤 눈이 오면 좋다. 해나무[회나무]가 위에서 아래로 잎이 피면 풍년이 든다. 혼숫감은 첫아들을 낳은 사람이 만들면 좋다. 혼례 올리는 날 눈이 오면 부자가 된다…….

[특징/의의]

예산 지역에 전승되어 온 길조어는 선조들의 경험과 지혜를 담아낸 관습과 문화의 소산으로서, 금기어와 밀접한 상관성을 지니고 있다. 금기어가 공포와 불쾌, 기피하고 싶은 대상을 멀리함으로써 심리적 안정을 꾀하고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요소를 제거하는 윤리적 성격을 띤다면, 길조어는 부정적인 것을 긍정적인 것으로 바꾸어 심리적 안정을 꾀하고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활성화하는 윤리적 성격을 지향한다. 결국 금기어와 길조어는 사물을 바라보는 방향과 관점이 다를 뿐이지 형식과 내용은 같으며, 사회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어 내는 면에서 동질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예산의 전통 사회가 무너지고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구비전승의 길조어도 급속도로 세력을 잃고 사라져 간다. 그러나 길조어는 현재에도 민중의 삶에 희망과 기대를 불어넣은 삶의 활력소로 작용하며, 전통 민속문화 유산으로서 기록·보존해야 할 가치를 지닌 존재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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