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시풍속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6601369
한자 歲時風俗
영어공식명칭 Seasonal customs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충청남도 예산군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김효경

[정의]

충청남도 예산군에서 음력 정월부터 12월까지 1년 단위로 자연의 변화에 따라 일상생활과 농업에서 주기적으로 반복하여 베푸는 전승 의례 행위.

[개설]

전통적인 역법 체계는 태양태음력(太陽太陰曆)이다. 15일 간격으로 태양의 변화에 따라 절기(節氣)를 설정하여, 계절 변화의 기준으로 삼고 생업인 농업의 절기로 삼는다. 태음력은 달의 형태 변화로 한 달을 단위로 하는 생활문화의 기준이 된다. 이러한 역법 체계에 따라 절기, 삭망일(朔望日), 오랜 전통에서 민족적·지역적 정서에서 중시되어 온 속절(俗節) 등이 1년을 단위로 반복적으로 순환되며 세시풍속을 만든다. 세시풍속은 우리네 삶에 생기를 북돋우고 활력을 주는 생활의 마디로, 세시풍속을 반영한 시식(時食), 의례, 신앙, 놀이, 속언(俗言) 등은 지역적 특성을 담아 전승된다.

예산군은 한반도의 중부 지역으로, 논과 밭이 넓게 분포한 지역적 특성이 잘 드러난다. 밭 지역의 중요 명절인 단오보다 논 농법 지역에서 중시되는 칠석의 비중이 크며, 추석에는 줄다리기, 거북이 놀리기 등 농사와 관련한 의례와 놀이가 전승되고 있어 농촌 지역의 문화적 특성을 잘 간직하고 있다고 하겠다.

[세시풍속]

추석과 함께 집안 조상에게 차례를 올리는 가장 큰 명절이다. 시식(時食)으로 떡국과 송편, 오려[올벼]로 만든 밥을 정성스레 마련해 조상에게 바치고, 식구들도 모처럼 푸짐하게 식사한다. 대보름 이전까지는 정초라 하여 삼가고 근신하며 한 해를 준비한다.

대보름에는 미리 집안의 안과태평을 위해 식구의 나쁜 운수를 내쫓는 액막이안택, 농사 시루를 쪄서 신령을 위하며 풍농을 기원하고 일상을 맞이한다. 더 풍요로운 대보름을 맞이하고자 열나흗날에는 일 년 동안 미칠지 모를 액과 액운을 막는 서낭제, 용왕제, 횡수막이, 뱀 쫓기, 화재 예방, 두더지 쫓기 등의 액막이 의례를 베푼다. 또한, 대보름은 농사 준비를 시작하는 시기이기에, 풍년을 바라는 마음에서 짚 한 주먹을 잿간에 꽂아 두고는 대보름날 새벽이 되었을 때 모내기가 잘되었다고 외치며 풍농을 빈다. 그 밖에도 새벽에 ‘용의 알[龍卵]’을 떠가면 풍년이 든다고 하여 서둘러 공동 샘에서 물을 길어 오기도 하며, 쌀밥으로 보름밥을 지어 먹고 볏섬을 연상케 하는 김쌈을 싸 먹으며 일 년 동안 수고할 소에게 푸짐하게 밥을 주는 등 풍농을 바라는 다양한 의례를 베푼다.

실제적인 농사 준비는 소와 농기구를 연결하는 봇줄을 만드는 것으로 시작된다. 흔히 머슴날이라 부르는 이월 초하룻날이 되면 마을 사람들은 부잣집 마당에 모여 함께 짚을 꼬아 봇줄을 만들면서 일 년의 농사가 잘되기를 희망하며 술과 음식을 나누어 먹는다.

3월이 되면 봄기운이 완연해지는데, 이때의 자연현상을 두고 그해의 풍흉이나 운수를 점친다. 제비가 돌아와 제비집을 지을 때에 제비집이 매끈하고 정갈하면 그해에 전답에 풀이 적고, 거칠면 풀이 많다고 예견한다. 까치가 지은 집의 위치를 보아 높은 곳에 지으면 바람이 적고, 낮은 곳에 지으면 바람이 셀 것이라 한다. 겨울잠에서 깨어 나온 첫 동물이 무엇인가를 두고도 한 해의 운수를 점치는데, 개구리가 처음이면 그해에 배가 부르고, 제비라면 몸이 가볍고, 개미라면 부지런하고, 흰나비라면 상주가 될 것으로 예견한다.

3월 한식에는 자손 없이 죽은 조상을 위해 한식 차례를 올린다. 4월 초파일에는 부처에게 불공을 드리며, 5월 단오에는 여자들이 분을 바르고 머리를 감으며 치장한다. 6월에는 특별히 행하는 의례가 없으며, 잿물로 빨래하면 벼가 삭으므로 빨래를 금한다는 속언만이 전한다. 긴 장마철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농민에게 가장 중요한 명절은 칠석이다. 칠석이 되면 마을마다 그동안의 노고를 치하하는 잔치를 벌이고, 집마다 쌀밥을 지어 먹는다. 이날 아침에 칠석할머니가 각 가정의 논과 밭을 돌며 그 해의 소출을 산정하므로, 엿새까지 김매기를 마치고 논둑과 밭둑을 깨끗이 정돈해 두어야 많은 소출을 기대할 수 있다. 칠석할머니가 내려오는 칠석 아침에는 논에 나가지 않는다.

8월 추석에는 가을 추수에 대한 감사의 마음으로 햅쌀로 밥과 송편을 쪄서 올리는데, 햅쌀이 나지 않으면 덜 익은 나락을 베어다가 솥에 볶은 오려로 만든다. 예산군의 동부 지역에서는 거북이를 만들어 추석 보름날밤에 각 가정을 돌며 장수와 복을 기원하는 풍농 의례를 베푼다.

추수를 마친 시월에는 햅쌀로 가을떡을 쪄서 가신을 위한다. 한 해 농사에 대해 고마운 마음으로 올리는 것이므로 반드시 햅쌀로 넉넉히 마련해 동네 사람들과 나누어 먹는다. 시월의 중요 행사는 보름 무렵부터 각 집안에서 5대조 이상 조상의 시제(時祭)를 모시는 것이다. 10월 20일 무렵이 되면 추위가 몰려드는데, 이를 ‘손돌이추위’라 한다. “손돌이추위는 꾸어서라도 한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이며, 장사꾼들은 이 추위를 보고 겨울옷을 장만한다.

11월에는 동지가 드는데, 동지가 드는 시기에 따라 팥죽이나 떡을 만든다. 이 무렵 처마 끝의 고드름이 길고 많이 달리면 이듬해에 풍년이 온다고 예측한다.

12월에는 그믐날에 떡을 쪄서 성주에게 바치고, 묵은해를 보내기 이전에 타인에게 꾼 돈을 갚으며, 명절을 대비해 엿을 고아 조청과 마른 엿을 준비한다.

[세시 놀이]

세시놀이는 명절에 행하는 놀이로, 전통적인 삶의 방식이 현대적으로 바뀌면서 세시놀이의 전승력도 약해졌다. 현재 세시놀이는 , 정월대보름, 단오, 추석에 하는 놀이 정도가 전승되고 있다.

1.

① 연날리기

연날리기는 음력 정월 초하룻날부터 정월대보름 사이에 성행하였던 정월의 대표적인 놀이이다. 연날리기를 할 때 아이들은 서로 줄을 겨루며 연싸움을 하기도 하였다. 연싸움을 하려고 연줄에 된풀을 발라 줄을 단단하게 만들어 줄이 잘 끊어지지 않게 한다. 높이 날린 두 개의 연줄을 교차시켜 상대방의 연줄을 끊는다. 이때 줄이 먼저 끊어지면 진다.

겨우내 날리던 연은 정월대보름날 ‘송액(送厄)’ 또는 ‘송액영복(送厄迎福)’이라는 글씨를 써서 날려 보낸다. 연은 형태와 명칭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었는데 예산 지역에서 아이들은 주로 가오리연을, 어른들은 방패연을 사용하였다.

② 윷놀이

윷놀이는 정월 초하루에서 대보름까지 윷이라는 놀이 도구를 사용하여 남녀노소 누구나 어울려 즐기면서 노는 놀이이다. 사희(柶戱) 또는 척사희(擲柶戱)라고 부르는 윷놀이는 연날리기와 함께 정월의 대표적인 놀이이다. 윷놀이는 편을 나누어 상대편과 교대로 윷을 던져서 나오는 윷패에 따라 윷말을 움직여 승패가 결정되는 놀이이다. 예산 지역에서는 마을 내에서 청장년이 주축이 되어 척사[윷놀이]대회를 벌였다. 이때 윷패로는 밤나무나 참나무 가지를 베어 만든다.

③ 제기차기

제기차기는 제기를 발로 차는 놀이이다. 제기는 엽전이나 쇠붙이에 얇고 질긴 종이나 천을 접어서 싼 다음, 끝을 여러 갈래로 찢어 너풀거리게 한 놀이 기구이다. 주로 겨울에서 정초에 걸쳐 노는 어린이 놀이이다.

2. 정월대보름

줄다리기

줄다리기는 정월대보름에 줄을 당겨 승부를 겨루던 대동놀이이다. 예산군 대술면 상항리에서는 정월대보름이면 줄다리기를 하였다. 마을 사람들이 짚을 나누어 내면 줄을 암줄, 숫줄로 만들어 두 개를 만든다. 보름날 저녁이 되면 마을 중앙을 관통하는 도랑을 기준으로 아래위로 편을 나누어 줄을 당긴다. 마을 사람들은 도랑의 아래편이 이겨야 좋다고 여겼다. 줄다리기가 끝나면 줄을 가져가기도 하였는데, 이 줄을 가져가면 아들을 낳을 수 있다고 여겼다.

쥐불놀이

예산군 삽교읍 하포리에서는 정월열나흗날 저녁부터 며칠 동안 쥐불을 놓아 논다. 쥐불은 논둑과 제방에 놓아 해충을 없앤다. 아이들은 짚으로 횃대를 매거나 빈 깡통에 불쏘시개를 담아 돌리며 불을 놓는다. 쥐불을 놓다가 싸움을 벌이는데, 인접한 마을인 신암면 별리 아이들과 자주 싸웠다. 두 마을의 경계에 있는 둑을 태우다가 두 마을 아이들이 붙어서 싸우는데, 서로 이겨야 한다는 일념에 다치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싸웠다.

③ 널뛰기

널뛰기는 길이 열 자쯤 되는 두꺼운 판자를 짚단이나 가마니 같은 것으로 괴어 놓고, 양쪽에 한 사람씩 올라서서 서로 발을 굴러 공중에 높이 솟아오르며 노는 놀이이다. 놀이 자체가 힘주어 뛰는 것인 만큼 다리에 힘이 있어야 한다. 소녀와 젊은 부인들이 주로 하는 놀이로, 노인들은 하지 않는다. 부녀자들의 외출이 자유롭지 못한 시절에는 집 안 안마당에서 모여 놀았다. 예산 지역에서는 널뛰기를 하면 발에 좀[무좀]이 먹지 않는다고 하여 정월대보름에는 반드시 널뛰기를 하였다.

3. 단오

① 씨름

씨름은 두 사람이 맞잡고 힘과 기술을 부리어 상대를 먼저 땅에 넘어뜨리는 것으로 승부를 결정하는 놀이이다. 예산군 오가면 양막리에서는 남자들이 각기 풍물을 치면서 씨름판으로 모여 씨름을 즐겼다. 상금을 걸고 겨루지는 않았지만, 마을의 산을 중심으로 동서로 편을 나누어 승패를 가렸다. 서쪽 편은 하포리·별리·성리이고, 동쪽 편은 오촌리·원천리·분천리·내양리이다. 낮부터 저녁까지 줄곧 씨름을 하는데, 아이 씨름부터 시작하여 어른씨름의 순서로 진행한다. 초등학생들이 먼저 결전을 하고, 이어 청년·중년·노인에 이르기까지 연령별로 이어진다. 승부를 내려고 이튿날까지 겨루기도 하였다.

② 그네뛰기

그네뛰기는 마을 근처 큰 나무에 동아줄로 그네를 매거나, 나무 기둥 두 개를 사다리꼴로 세우고 기둥 끝을 가로질러 통나무 두 개를 잡아매고 그곳에 그네를 매달아 그네 위에 올라서서 몸을 움직여 앞뒤로 왔다 갔다 하면서 노는 놀이이다. 그네 발판은 직사각형의 두꺼운 널판을 사용하고 그네 줄에는 손잡이 끈을 매달아 안전을 기한다.

그네뛰기에는 개인별로 타는 외그네뛰기와 둘이 짝을 지어서 뛰는 쌍그네뛰기가 있다. 쌍그네뛰기는 한 사람은 앉고 다른 한 사람은 서서 하는 경우와 두 사람이 함께 마주 보고 뛰는 경우가 있다. 발을 굴러 차고 오를 때 누가 더 높이 올라가는지를 겨루며 즐긴다.

4. 추석

거북이놀리기

거북이놀리기는 음력 8월 15일 한가위에 수숫잎으로 거북 모양을 만들어 쓰고 집마다 돌아다니며 노는 놀이이다. 예산군 삽교읍 하포리에서는 청년 두 사람이 멍석을 뒤집어쓰고 엎드려서 기어다니며 거북이 흉내를 낸다. 술 마시기를 좋아하는 어른들과 풍물패가 거북이의 뒤를 따른다. 거북이는 술이라도 낼 수 있는 넉넉한 집만을 찾아다니며 술과 음식을 요구한다. 마당에 들어서면 술을 내올 때까지 한바탕 놀이판을 벌이는데, 주인이 음식을 차려오면 부자 되겠다고 덕담을 해 준다. 거북이를 놀리는 것은 1970년 무렵에 중단되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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